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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소식

목사님이 살생을 했을까?

왜사냐건 웃지요. 2010. 3. 30. 23:57

 

 

 

 

 

신애네 가족에게


아주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가물가물했던 얼굴들을 인터넷을 통해 만나면서 ‘ 아, 저이들도 나이를 먹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십년세월 동안 한번 만나 늦가을 햇볕에 빨래 말리듯 아쉬운 해후를 한 일도 벌써 6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쯤은 잊혀졌을 것 같던 우정이 대로아빠의 방문을 통해 여전히 친구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귀하기만 합니다.

저는 이즘에 옛친구들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생각해봅니다.


젊을 때는 자주만나서 서로 보이지 않는 키재기를 하기도하고, 아이들, 남편들의 흉허물에 병도 얻고 약도 얻고 부러워하기도 하면서 지냈는데.....

이제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려는 우리에겐 커지려 했던 키재기도, 부러워했던 야망의 성취도 다 부질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다만 젊은 날 동안에  뜨겁게 살아온 것을 말하고 싶을 뿐 결코 자랑할 것도 부끄러워할 것도 없음을 서로가 알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친구라는 이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선교지에서 전투자의 삶을 살아 낡아지고 헐어진 모습을 띠고(그러나 그의 정신은 군인) 나타난 남편에게 친구라는 이름으로 영접해 준 일은 커다란 마음의 위안이었을 겁니다.


목사인 남편은 자신에게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멀리 있거니와 목사인 자신의 현재적 상황에 매였기 때문입니다.

우군이라면 덜렁 그 목소리에 평생 목맨 어리석은 아내 뿐이었지만, 아내의 목소리는 늘 바가지 소리를 벗어나지 못하죠.

아무튼 돌아온 남편은 새롭게 친구를 찾아낸 즐거움에 천군만마를 얻은 사람처럼  행복해합니다.


아마도 지나간 시간들을 모두 아쉬워하면서 각자가 삶의 무대의 주인공으로 살아온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남편으로서 (목사로서) 아빠로서 남모르는 좌절감을 옛친구들에게는 털어놓았는지 모르겠네요?   약한 부분을 친구들에게 보이면서 중보기도라도 해달라고 서로의 손이라도 붙잡지는 않았나요?

오랜 친구, 상구머리와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다닐 때 만났던 친구들은 그래서 좋은가봅니다. 

그 친구들이 바로 남편의 친구들인데.....세월과 거리의 차이를 어찌할꼬.

모두..... 보고싶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대로엄마....


추신: 이번주에 공휴일이 있었습니다. 대로와함께 낚시터에 갔던 사진보냅니다.

이렇게 큰 잉어를 보시면 좀 질투가 나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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